판타지 게임 소설 8. 아리랑 서버 탄생과 앵벌이를 시작하다

웨드_ |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8 - 아리랑 서버 탄생과 앵벌이를 시작하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류가 아리랑 서버로 넘어가면서 겪었던 헤프닝을 담았습니다.

 

과거 넷파워 잡지에 실렸던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입니다. 웹사이트 몇몇 곳에 읽기 불편하게 포스팅되있길래 제 블로그로 옮겨봤습니다.

 

좀 읽기 좋게 편집하였고, 시간이 나는데로 스크린샷도 첨부할 예정입니다 :)

 

 

 

류! 울온에 돌아오다

 

레이크 슈페리어 서버에서 쓴맛 단맛 다 맛보고 후배한테까지 자리를 빼앗긴 류는 브리타니아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좀처럼 안정을 취할 수가 없었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울온의 다른서버에 접속해봤지만 그 역시 이미 그곳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날 괴롭히던(?) 선배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접해보았다. "류야, 한국서버 생긴단다. 그 소식들었냐?"라면서 말을 꺼낸 선배의 말은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서버의 이름은 아리랑. 새로 생긴 서버이기 때문에 그 만큼 집자리가 남아돈다는 선배의 말은 내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무하하하!! 정말이에요? 선배! 정말 집자리 많아?"라고 확인을 위해서 물어보자 "바부(=바보)같은 넘(=놈)! 새서버 생기면 당연히 집자리는 많은거야. 그만큼 경쟁자가 많아지기도 하지"라고 말했다. 흠… 경쟁자? 경쟁자가 많다면 문제는 달라지므로 난 들뜨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선배의 말대로 새로 생기는 아리랑 서버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모여들 것이 뻔했으므로 미리 준비를 하지 않으면 성은 커녕 집을 사기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먼저 아리랑 서버에서 전문적으로 돈을 벌여들일 앵벌이 조직이 필요했다. 혼자서 돈을 벌여 성을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으므로 일단 돈을 긁어모을 앵벌이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가장 존경받는 직업 마이너?!

 

아리랑 서버가 뜨기전까지 앵벌이 조직은 날마다 밤을 세워가며 테스트버전에서 호흡을 맞춰가며 어떻게 하면 성을 사들일 것인가에 대한 밤샘토론을 했는데 그 결과 각각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이들이기로 결정했다. 우리팀은 나를 비롯해 총 7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나는 그중에서 마이너가 되어 스미스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잉갓을 대주기로 했다. 

 

테스트버전에서 우리는 놀라운 팀웍을 보이며 단 하루만에 배를 사서 디시트에 집을 한채 짓을 수 있었다. 난 '흐흐흐… 이정도 속도면 일주일안에 성 사는 것도 문제없겠군'라며 생각하면서 열심히 땅을 팠다. 내가 굳이 마이너를 선택한 것은 선배의 꾀임(?)에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서로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팀끼리 모여 이야기할 때였다. 

 

 

 

 

 

울온의 앵벌이 조직의 보스역할을 맡은 선배가 "류야,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 뭔지 아냐?"라고묻자 나는 "흐흠. 당연히 지엠(GM: Grand Master) 마법사나 전사… 아니다. 블랙스미스 지엠같은 거 아냐? 그거 정말 힘든 거잖아?"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흐흐흐… 바부같은 놈. 역시 너는 울온을 몇 달을 해도 초보티를 벗어날 수가 없구나. 울온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엠은 바로 마이너야. 발러라이트라는 광석을 캐면 사람들이 뒤로 자빠진다. 또한 그 가격은 정말 대단하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마이너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난 선배에게 달라붙으며 "선배, 선배! 내가 마이너 할게. 내가 할게! 다른 사람한테 절대 마이너 시키지마! 알았쥐∼, 나랑 약속!"이라는 별별 아양을 떨며 나에게 마이너를 시켜달라고 했다. 

 

선배는 잠시 망설이더니 "안되는데∼ 안되는데… 마이너는 내가 할려구 했는데…. 류야? 왜 갑자기 탕슈(탕수육)이 먹고 싶지? 응? 난자완스도 먹고싶네?"라면서 자신의 배를 쓰윽쓰윽 문지르는 것이 아닌가? '헉? 이건 공개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수단?'라고 생각했다. 난 억울했지만 쓴 웃음을 지으며 "흐흐흐, 선배… 먹고 싶은거 있으면 진작 말하쥐∼"라면서 뇌물까지 쓰기도 했다. 결국 나는 마이너를 맡게 되었고 테스트첫날부터 열심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파자! 또 파자! 어서 파서 지엠이 되자!'라는 콧노래를 부르며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시간 뒤 어느덧 마이닝 스킬치가 70이 다될 갈 무렵 우리 앵벌이 팀의 한사람인 청풍(여기서는 아이디를 밝히지 않겠다)이 "류! 왠일로 마이너를 맡는 그런 착한(?) 마음을 가졌어? 정말 결정하기 힘들었겠다. 혹시 선배가 마이너 강제로 시킨 것 아냐?"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슨소리, 내가 결정했어. 근데 힘든 결정이라니? 그건 무슨소리야?"라고 묻자 청풍은"어? 그럼 류가 결정한 것이었어? 마이너는 정말 노가다의 진수를 보여주는 직업인데… 그거 지엠 돼봤자 거의 쓸모가 없어. 서버가 처음생기면 잉갓 사줄 사람이 없어서 돈벌기도 수월치 않고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중에 하나쥐. 특히 팀에서는 마이너가 가장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서로 기피하는데… 그거 몰랐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그렇다면… 난…' 그렇다. 난 속은 것이었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하고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그 즉시 난 선배에게 직업을 바꿔달라고 말했지만 "앵벌이 조직에 변경이란 단어는 없다. 오로지 한길만으로 밀고 나간다. 만약 싫다면 주금(죽음)뿐이야"라는 선배의 말이었다. 여러분! 여러분도 마이너는 택하지마세요. 한번 택하면 노가다의 진수(?)를 느끼게 됩니다.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뭐라고라? 테스트는 저장이 안된다고라?

 

테스트 버전이 뜨기 시작한 날부터 우리 네트파워 앵벌이 조직은 급속도로 세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첫날에 집을 구입한 것을 비롯해서 3일째 되는 날은 각 던전과 마을룬을 모두 찍어 우리는 마을에서 갑옷을 만들어 파는 스미스팀과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사냥팀으로 나눠 돈을 갈구리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통신가에는 이상한 말이 떠돌기 시작했다. 이번에 뜬 테스트버전은 저장이 안된다는 둥, 집은 저장은 안되지만 캐릭터의 스킬치는 그대로 저장된다는 둥, 다른 서버의 캐릭 하나를 그대로 옮길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고 있었는데 우리는 저장이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열심히 돈을 벌여들였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1999년 7월 5일 0시에 정확히 아리랑 서버의 정식버전은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서버가 뜨기가 무섭게 아리랑에 접속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리랑서버에 들어간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왜냐고? 우리의 캐릭터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아만 했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 그러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우리는 테스트 버전에서 연습했던(?) 대로 다시 각자의 임무에 투입되었다. 우선 우리들은 캐릭터 5명을 만들어 1사람에게 모든 물품과 돈을 밀어주고 각자의 직업전선에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뒤 우리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해야만 했다. 앵벌이 조직에서 나와 선배한명만이 들어왔을뿐 사람들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면서 청풍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류? 류야? 류! 큰일 났어! 우리집 컴퓨터에 서버가 안떠!"라는 것이 아닌가? "무슨소리야? 우린 뜨는데! 컴퓨터 재부팅해봐"라며 놀란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러나 선배와 나이외에는 우리 앵벌이조직원들은 아리랑 서버에 접속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작전을 변경하기로 하고 선배는 각 마을과 던전을 돌아다니기로 하고 나는 마이너와 스미스를 병행하기로 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ISP의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접속시에 외부로 돌아서 연결이 되는 부분에서 지원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었다. 결국 나는 한가지 방안을 생각한 것이 울온에 접속한 사람들중 제법 쓸모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끌여들이기로 하기로 했다. 그 결과 바자에서 그 어렵다던 지엠 스미스를 이뤘다던 킹(KING)님을 끌여들일 수가 있었다. 난 다시 마이닝을 전문으로 하고 킹님은 스미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