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게임 소설 10. 새로운 길드 마스터가 되다

웨드_ |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0 - 새로운 길드 마스터가 되다.

울티마 온라인에서 류가 길드 마스터가 되어 길드원들과의 에피소드를 담은 내용입니다.

 

과거 넷파워 잡지에 실렸던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입니다. 웹사이트 몇몇 곳에 읽기 불편하게 포스팅되있길래 제 블로그로 옮겨봤습니다.

 

좀 읽기 좋게 편집하였고, 시간이 나는데로 스크린샷도 첨부할 예정입니다 :)

 

 

 

NPC 에게 사기당한 류

 

일리선배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마법사를 키운 나는 본격적인 수행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일리선배의 말을 따르면 마법사는 초반에는 던전을 가기보다는 주로 여행객을 모셔다 주고(?) 돈을 버는 여행사가 최고라는 것이다. 여행사라는 것은 브리타니아 대륙을 여행하는 사람들(모두 NPC다)을 원하는 목적지에 데려다 주고 돈을 받는 것으로 마법사들에게 제법 짭짤한 수입원이다. 

 

나 역시 들은바가 있는지라 선뜻 마음이 끌렸고 일리선배의 주의사항을 듣는 둥 마는 둥(난 여기서 잘들어야만 했다. T_T) 일리선배가 찍어다 준 룬 가방을 옆에 끼고 브리타니아 대륙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흐흠… 아까 일리선배가 여행객을 모으는 말이 뭐였더라? 그렇쥐! 데스터네이션(Destination: 목적지), 데스터네이션이었다. 카하하하!! 마자, 마자. 이 천재성!! 역시 난 대단해! 무하하하'라며 자아충족감(?)에 입을 헤벌죽하며 웃었다. 

 

 

 

 

 

내가 처음 간 곳은 브리타니아 대륙의 수도, 브리튼이었다. 난 당연히 수도라서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있을 줄 알았다(이때까지만해도 여행객들이 NPC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다). 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브리튼의 서쪽은행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Destination!!"라고 말이다. 그러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당연히 없을 수 밖에 -_-). '어라? 이상하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니? 좋아! 다시 한번!'라고 생각하고 다시한번 큰소리로 외쳤다. "Destination!!"라고 크게 불러보았지만 역시 반응이 없었다. 

 

난 속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계속 은행주위를 돌며 "Destination!!", "Destination!!", "Destination!!"라고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난 '아! 이 바보, 지금 있는 사람들은 다 한국사람들이잖아, 그냥 한국말로 해야쥐. 가끔 내가 멍청할때가 있다니깐"라고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아저씨!! 어디 여행가실 때 없어요? 내가 곧장 배달해(?) 드릴 수 있는데…"라거나 "어이! 학생, 싼값에 보내줄게, 가고싶은 곳 말해봐"라는 식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_?(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시)'였다.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한참을 그렇게 헤메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다가오더니 "류야? 너 여기서 뭐하냐?"라고 말했다. 누군가 보았더니 일리선배였다. "어? 선배… 여행객 모으고 있는데, 여행하는 사람들이 없네? 거참, 이상하네?"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는 듯 "너 지금 여기서 여행객을 모으고 있다고? 그것도 NPC가 아닌 게이머들한테?"라고 말했다. 난 당연히 "응!"이라고 말했더니 일리선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너 정말 바보 아니냐?"라는 것이 아닌가? 

 

일리선배는 나를 한심한 듯 "야, 이너마(이놈아)! 여행사는 게이머들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NPC를 상대로 하는거야. 그리고 장소도 여기가 아니라 스카라브레나 젤름으로 갔었야지, 너 아까 말한 주의사항 못들었어?"라고 했다. 당연히 들을 리가 없지…. 난 다시한번 주의사항을 일리선배에게 듣고 배운대로 따라하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 곳은 젤름의 부둣가, 일리선배의 말대로 했더니 제법 많은 여행객들이 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요령도 생겨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돈을 쉽게 벌 수가 있었다. 여행사가 잘되자 난 속으로 정말 기뻤다 '흐흐…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금방 떼부자되겠다'라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누가 그랬던가?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좋은일도 있으면 나쁜 일도 있는 법. 

 

 

 

 

 

한번은 정말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날도 아침 일찍 브리타니아 대륙을 돌아다니며 여행객을 모으고 있었는데 젤름의 한 부둣가에서 여행객을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한 NPC가 자신을 브리타니아로 보낼달라고 하길래 난 속으로 '오케, 오케'라고 쾌재를 부르며 그 NPC에게 다가가 "I will take thee(그곳으로 보내줄께)"라고 말한 뒤 그 NPC를 게이트테 태워 브리타니아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NPC는 돈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난 이상하게 생각해 혹시 다운된 것인가해서 살펴보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버그인가 싶어 난 일리선배에게 "선배! NPC가 돈을 안줘"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무슨소리야?"라고 내 곁으로 와서 화면을 보더니"어? 이거? 이거 임마, 너 NPC한테 사기당한거야, 임마. 그냥 잊어버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또 무슨 소리? 난 하도 어이가 없어서 "무슨 NPC가 사람을 상대로 사기를 쳐? 이게 말이 돼?"라고 말하자 일리선배는 웃으면서 "그거 말이돼, 나도 많이 당해봤거든. 그렇게 화나면 그냥 죽여버려라!"라고 말했다. 

 

난 하도 열이 바쳐 "정말 죽여도 돼?"라고 되묻고 답변을 들을 사이도 없이 그 고약한 NPC를 에너지 볼트로 공격했다. 순간 내 스피커에서는 '뽕!'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는 "You are Dead(너! 죽었어)"라는 표시가 떴다. "너 그걸 정말로 공격하면 어떡해! 바부! -_-". 라는 뒤늦은 일리의 선배의 말이 내 귓가에 들어왔다. 그날 난 벌었던 돈을 모두 날렸고 컴퓨터한테까지 사기당한 바보로 취급받았다. 여러분, NPC 사기 그거 장난아니데요….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류가 길드마스터 되던 날

 

우리 NPZ 길드는 성을 지을 때 참여했던 사람들끼리 뜻을 같이해 만든 길드이다. 각자 특이한 직업을 가지기로 했지만 그 뜻은 제대로 펴보지를 못했다. 공간이나 싱은 전투 캐릭터를 만들어 주로 돈을 벌었고 나는 집에서 연습하는 초보수준의 마법사였다. 그리고 우리 길드의 유일한 스미스 지엠은 킹형님뿐이었다. 

 

우리들은 각기 따로 자신들의 일에 충실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어느날 일리선배의 뜻하지 않은 선언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일리선배가 일신상의 이유로 울온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길드마스터와 성의 주인인 일리선배가 울온을 그만하게 되면 우리 길드전체에 크나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끝까지 말렸지만 결국 일리선배는 모든 것을 내게 물려주고 울온을 떠났다. 아쉽긴 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물려받게 된 나는 너무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물론 일리선배가 떠날때는 겉으로는 눈물을 보였지만 말이다. 

 

 

 

 

 

카하하하!! 난 성과 길드마스터 자리를 물려받은 후 성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떻게 혼자서 잘 살아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일리선배가 나에게 한마디 했다. "류야, 성도 갖고 길드 마스터 되니깐 좋지?"라며 뜻모를 웃음을 지었다. 난 속없이 "응! 너무 좋아, 선배. 고마워. 모든 걸 나한테 줘서"라며 갖은 아양을 다 떨었다. 그러자 선배는 "하하, 뭐 그정도가지고 고마워하기는…. 근데 류야. 우리 넷 파워에서 각 온라인 게임 길드원 모집하는 거 알쥐?"라고 말했다. 

 

"응, 들었어. 근데 왜?"라고 내가 묻자 일리선배는 "그거 울온에서도 해야되잖아. NPZ길드원은 총 13명으로 해야 된다. 그리고 길드원이 되면 선물들도 보내주고, 길드원을 맞이할려면 성도 이쁘게 꾸며야 되고 또 길드배랑, 길드 상점도 내야되고 좀 바쁠꺼야, 흐흐… 수고해라. 크하하하"라고 말하며 큰소리로 웃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또 난 속도없이 "그래? 그럼 돈은 누가 주는 거야? 일리선배가 주는 거지? 우리 은행잔고에 얼마나 남아있어"라고 내가 묻자 일리선배는 씨익 웃으면 "0원"라고 말하며 총총히 걸어나갔다. 

 

'헥! 그…그렇다면 그 많은 돈은 결국 내가 벌어야 된다는 소리?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고 난 퍼뜩 정신을 차려 일리선배에게 "일리선배! 나 길드마스터 안할래, 성주인도 안하고 그냥 평범하게 살래!!"라고 말했지만 이미 선배는 사라진 뒤였다. 흐이구, 어찌 이래도 내 울온 인생은 꼬이는 걸까?

 

 

 

철권통치의 제왕 류 주석?!

 

현재 NPZ길드는 새로운 길드원을 맞이하기 위해 거의 모든 준비가 갖춰지고 있다. 길드원을 위해 성안에는 전투원들을 위해 수련장이 준비되어 있고 테이머를 키울 게이머들을 위해 동물농장과 화이트 웜을 갖다놓았으며 테일러를 키우는 게이머를 위해서는 10마리의 양과 베틀과 물레를 갖춘 방을 따로이 만들어놓았다. 

 

또 요리사를 키우고자 하는 게이머들을 위해서는 식당과 오븐, 방앗간을 만들어 모든 일들을 성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NPZ길드는 2개의 상점과 한개의 길드배를 가지고 있어 나날이 그 세력이 커가고 있는 상황이다. NPZ길드가 이렇게 크기까지는 바로 우리 길드원인 킹형님, 담덕, 싱, 공간이의 힘이 컸다. 내가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이들은 나에게 크나큰 도움이 되어주었고 현재의 길드를 키운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요즘 이들이 내게 모반(?)을 꾸밀려고 해서 여간 골치가 아픈게 아니다. 특히 공간이나 싱은 나보고 '류주석'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나를 웃음짓게 만들곤 한다. 내가 류주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것은 일리선배에게 길드마스터를 넘겨받은지 얼마되지 않아서이다. 재정상태가 0원인 길드의 주인이 된 나는 하루하루가 고달펐다. 하루에 시약값을 사는데도 드는 돈이 몇천원에 패치된 이후로는 몬스터들의 리스폰도 늦어져 돈벌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때였다. 

 

 

 

 

 

오랜만에 싱이 성에 놀러와 이리 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난 싱에게 싱아, 우리 길드 성, 너무 초라해 보이지 않냐?"라고 하자 성을 주욱 돌려보더니 "흐음, 그렇긴 하네, 길드성 치고는 너무 썰렁하네. 어떻게 길드원이 공간이 집보다 더 썰렁하냐. 류형, 공간이 집 가봤어? 거기 장난이 아냐!"라고 말했다. 난 싱의 말을 듣고 공간이 집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싱을 따라 공간이 집에 들어가보니 뜨아악!!∼ 난 너무 놀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비록 집은 3칸짜리 집이었지만 집의 인테리어가 장난이 아니었다. 없는 물건이 없었고 보도 듣도 못한 레어 아이템들이 쌓여 있었다. 더욱이 공간이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그 방에는 침대를 비롯해 각가지 보물들이 쌓여있었다. 

 

사람이 견물생심이라고 공간이 집을 보고 난 뒤 나는 성을 멋지게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수중에 가진 거라고 돈 몇천골드가 고작이었다. 게다가 싱이 낮에 한말이 떠나지 않았다. "류형, 여기 성 모두 꾸밀려면 장난이 아니겠다. 한 20∼30만 골드는 족히 들겠는걸?"라는 것이었다. 나는 성에 돌아와 여러 가지를 궁리했다. 그리고 생각해낸 것이 바로 철권통치였다. 철권통치가 뭐냐고? 뭐…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좋은 말로 말하자면 길드원들의 진상품을 받는 것을 말하고 굳이 나쁘게 표현하자면 길드원들을 착취한다고나 할까? 무하하하!! -_-.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난 곧바로 실행에 옮겨갔다. 일단 돈이 많아 보이는 싱을 시작으로 성을 꾸미기 위한 준비를 했다. 간혹 싱이나 공간이가 "형, 나 돈없어"라고 말하면 "그래? 그럼 니 집에 있는 것들 다 들고와"라는 식으로 강탈(?)해 왔고 새로 맞아들인 담덕이에겐 "담덕아! 너는 길드비 안받을테니 판타그램 디드 3장만 들고와(판타그램은 1장에 만골드정도)"라는 식으로 길드원을 착취해갔다. 덕분에(?) 우리성은 그런대로 멋진성이 되어갔다. 

 

어느날 길드성이 제법 면모를 갖춰갈 무렵 담덕이가 구해온 돌 판타그램을 성안에 설치한 후 그 위에 의자를 놓고 앉아있었는데 그 모습을 본 싱이 "우와! 류형, 그렇게 있으니깐 북한의 김×× 같다. 카하하!!"라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공갈이는 "겉모습만 그러는게 아니라 하는 행동도 똑같지 않아? 이제 류형은 류주석이다. 류주석"라고 말했다. 나 역시 질 수가 없었다. "그러냐? 그럼 애들아! 위대하신 어버이 수령, 아니 주석 류님에게 인사를 해라. 카하하하"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때 들어온 킹형님과 담덕(담덕이는 새로운 길드원으로 킹형님의 친동생이다)이 그 모습을 보더니 "어? 우리길드가 언제 공산당이 되었냐? 이거 길드명 바꿔야되는거 아냐?"라며 서로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난 항상 이들과 있으면 행복감에 젖는다. 담덕아, 싱, 공간아 정말 고생많이 했다. 킹형님 나이도 많으신데 물건만드시느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께 류가 수고했다는 말을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