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게임 소설 13. 울온 세계의 도둑

히즈웨드 |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 13 - 울온 세계의 도둑

    울티마 온라인에서 류가 도둑을 맞았던 사건들과 탄야 선배와 울온을 즐긴 내용입니다.

     

    과거 넷파워 잡지에 실렸던 류의 울티마 온라인 여행기입니다. 웹사이트 몇몇 곳에 읽기 불편하게 포스팅되있길래 제 블로그로 옮겨봤습니다.

     

    좀 읽기 좋게 편집하였고, 시간이 나는데로 스크린샷도 첨부할 예정입니다 :)

     

     

     

    도둑없는 세상에 살고 싶어요!!

     

    울온을 하다보니 재미나는 일도 있지만 정말 짜증나는 일도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을안에서 도둑을 만나는 일이다. 나 역시 적잖게 도둑한테 당해서 속을 많이 상했다. 

     

    한번은 트린식 로얄뱅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날도 던전을 가기위해 샥(=시약)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이가 나를 아는체를 했다. "혹시 넷파워의 기자분아니세요?"라고 묻자 난 으쓱하는 마음에 "넹! ^^"하고 대답했다. 난 반가운 마음에 그분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데 '초선(Chosun)'이라는 아이디의 아가씨가 내곁으로 다가왔다. 

     

     

     

     

    '난 은행에서 물건을 찾으러 온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화면에 누가 내물건을 훔쳐갔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순간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초선이라는 사람은 아리랑에서 아주 악질(?) 도둑이었던 것. 나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대표적인 도둑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어이가 없었다. 난 처음엔 '뭐… 별거 아니니깐, 잊어버리자'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런데 도둑들은 날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또한번은 트린식에서 싱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스트리드(Astrid)'라는 사람이 다가오더니 "넷파워 기자지요. 저랑 놀아줘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난 "아… 지송해요. 지금 사람을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난 장난인줄 알고 "저기요. 그러지 마세요"라고 했지만 그 분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난 그사람에게 눈뜨고 집 열쇠와 룬을 도둑맞아야만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그 사람은 "날 죽여줘요. 날 죽여줘"라고 내 성질을 건드렸고 "바보아냐? 너 허접 마사지? 바보"라는 식의 말을 함부로 하기 시작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순간 난 열이 받혀 아무런 생각없이 패럴라이즈를 걸고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날렸다. 마을안에서는 마법이 안통한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말이다 -_- 결국 난 그 사람에게 놀림을 당하며 죽어야만 했다. 

     

    난 몬스터만 잡고 살았기 때문에 마을안에서 싸울수 있는 검술이나 몽둥이질은 거의 무방비에 가까웠다. 그래서 쉽게 그 사람에게 당하게 된 것이었다. 이런 일은 다음날도 있었다. 이번에는 두사람이었다. 

     

    'Daria'와'Whdal'이라는 아이디의 두사람이었는데 보기에는 스승과 제자사이인 것 같았다. 이 두사람의 특징은 이거다. 다른 사람의 가방을 먼저 슬쩍 열어본 뒤 "약오르지? 나, 죽여봐 , 나 죽여봐"라든지 "너, 허접이지? 바보, *신"라든지의 심한말을 서슴치 않고 다른 게이머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게이머는 그들의 욕설에 순간 열이 받아서 그들을 공격하고 그들은 둘이 서로 힐링해가면서 한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럼 결국 먼저 공격했던 사람이 당하고 만다. 

     

     

     

     

     

    나 역시 이런 꾀임에 넘어가 당하고 말았다.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인과응보라고 했던가? 이 두사람은 다른 게이머를 건들다가 곤혹을 치루게 되었다. 그 악질 도둑들을 혼내준 주인공은 바로 'TEMISIAN'라는 아이디를 쓰는 분이셨는데 도둑 스승과 제자인 두사람이 똑같이 'TEMISIAN'님을 건드리다가 오히려 당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게이머들까지도 평소 그 두 도둑의 소행을 알고 있었는지 모두 'TEMISIAN'님을 도와주었고 결국 2사람 중 한사람은 꽁지빠지게 도망쳤고 다른 한명은 비명횡사하게 되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다시 살아난 그 도둑이 하는 말이었다. "비겁하다. 여러명이서 공격하다니…. 그게 전사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 할 짓이냐"라고 말이다.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할려고 하자 'TEMISIAN'님이 "이봐요! 도둑을 직업선택했으면 항상 죽을 각오는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그정도 각오없이 도둑을 선택했어요?"라고 묻자 그 도둑은 할말이 없는지 "도둑이 울온에서 가장 깨끗한 직업이다"라는 뜻모를 말을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오늘 이일을 겪으면서 내가 배운 것이 있다. 울온에서 도둑이라는 직업은 분명히 인정받고 있다는 점과 진정한 도둑과 사악한(?) 도둑의 차이점을 말이다. 진정한 도둑은 이거다. 아무런 말없이 게이머에게 다가가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간다. 그리고 소리없이 사라진다. 솔직히 이런 도둑들에게는 할말이 없다. 그런데 사악한 도둑은 그렇지 않다. 먼저 사람의 성질을 돋우고 이성을 잃게 한다음 마을안에서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잇점을 이용해 사람들의 물건을 송두리째 빼앗아간다는 것이다. 여러분도 이런 도둑들은 조심하시길 바래요. 도둑을 만나면 그냥 피하세요. 그게 상책입니다.

     

     

     

    NPZ 길드성에 놀러온 탕… 아니 탄야

     

    울온을 하다보면 재미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게임을 하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기라도 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다. 이전에 PC POWER Zine에서 함께 일했던 탄야선배를 울온에서 만난 것이다. 탄야선배는 파워진에서도 사람좋기로 소문난 선배로 항상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파워진에서는 유일하게 팬클럽과 팬이 만들어준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파워진의 유명인사였다. 

     

    탄야선배를 만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브리튼에 볼일이 있어 서쪽 은행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은행앞에서 누군가가 날 부르는 것이었다. "혹시? 넷 파워의 류에요?"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가만히 보니 머리를 두갈래로 묶은 어여쁜 아가씨였다. 난 혹시나 여성 팬인줄 알고 "넹 ^^"라고 하자 그 분은 "호호호. 류야, 나야 나"라며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래서 아이디를 확인해보니 바로 탄야선배였다. -_- 난 어이도 없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어? 선배? 선배도 울온해?"라고 하자 "응, 제디봉 돕기 바자회 있잖아. 그래서 내가 몸소 뛰어들었지. 뭐…"라고 말했다. "하하… 선배도 코 꿰었구나. 헤헤. 근데 돈은 있어요?"라고 말했더니 "응. 좀 힘들기는 해. 양털 구하기도 힘들어서 옷만들기가 쉽지 않네"라고 말했다. 

     

     

     

     

     

    난 그 말에 음흉한 생각이 들었다. 탄야 선배를 상대로 장난을 쳐보는게 소원이었는데 이번이 절호의 기회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달콤한 악마의 속삭임으로 "선배, 그러지 말고 우리성에서 와서 일해. 우리성에 가면 베틀도 있고 물레도 있어. 그 뿐인줄알어. 내가 양도 잡아다 뒀지. 혼자서 다 할 수가 있어"라고 말하자 탄야선배는 솔깃한 듯 "정말? 정말 그래도 돼?"라고 말했다. 흐흐흐, 순진한 탄야선배는 내 사탕발림에 넘어온 것이다. 

     

    난 탄야선배를 게이트를 태워 길드성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길드성으로 들어서자 탄야선배는 "어머? 별의 별개 다있네. 류 너 부자구나?"라고 우리 길드성의 웅장함에 놀란 듯 보였다. "그렇지? 선배? 내가 이거 모으느랴 얼마나 고생했는데… 카하하"라고 말하고 선배에게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줬다. 그리고 잠시 뒤 선배는 옷만들어 된다며 양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달라고 했다. 난 탄야 선배에게 양이 있는 곳과 물레와 베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줬다. 

     

    그리고 잠시 뒤 흐흐흐… 슬슬 내 마각을 들어낼때가 된 것 같아 "선배… 나 잠시 나갔다 올께"라고 말한 뒤 재빨리 로그 아웃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바로 리노아(파이날 판타지 8의 여주인공)를 만들어 재빨리 길드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열심히 옷을 만들고 있는 탄야선배에게 "어머? 당신은 누구세요(으으…닭살)"라며 다시한번 "혹시… 당신 도둑 아니에요?"라고 하자 탄야선배는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맞받아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호호… 알것없어요"라고 말했다. 역시 탄야 선배였다. 내 장난을 맞받아칠 줄 아는 고감도의 테크닉. 

     

     

     

    하지만 여기서 멈출 내가 아니었다. "어머? 정말, 도둑인가봐."라며 짐짓 놀라는 척을 했더니 여전히 탄야선배는 여유를 부리며 "호호… 그러는 당신은 누구에요?"라고 묻자 "저요? 저는 류오빠를 아는 사람인데요. 도대체 누구에요?"라고 말했다. 탄야선배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호호호! 류야! 장난치지마. 넌 줄 알아!"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헉! 이래서 여자의 직감은 무서운 것일까?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돼. 끝까지 가야돼'라고 생각하며 "어머? 무슨소리에요. 정말 누구에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빨리 나가주세요. 안그러면 화낼꺼에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탄야선배도 속으로 '어머? 류가 아닌가보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저기… 저는 류의 선배인데요. 류가 여기 있어도 된다고 말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는 "거짓말 하지 말아요! 당신 누구에요. 빨랑 나가요! 안그러면 사람들 부를거에요"라고 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자 탄야선배는 더 주눅이 들어 "정말이라니깐요. 저 류의 선배에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장난끼는 계속 발동했다. "이 사람, 정말 안되겠네. 류오빠 선배는 남자에요. 일리라고, 내가 다 아는데 어디서 거짓말을 해요. 안돼겠어. 정말 사람들 불러와야지"라며 냅다 길드성을 빠져나왔다. 

     

     

     

    그러자 탄야선배는 사람들을 불러온다는 말에 잔뜩 겁을 먹은 듯 "이봐요, 이봐… 잠만 멈춰요"라고 소리질렀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케케케!! 옆에서 보던 일리선배도 그 모습을 보더니 배를 움켜잡으면서 웃고있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우리의 탄야선배는 여전히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었다. 난 다시 류로 장난을 치기위해 다시 울온을 빠져나올려고 했다. 그런데 사건은 급작스레 전개되었다. 

     

    급한 나머지 탄야선배는 내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게 아닌가(파워진 팀과 우리팀은 아주 밀접한 곳에 있었다)? 순간 나는 <Alt>+<Tab>을 눌러 윈도우로 빠져나올려고 했지만 놀란 마음에 손이 떨려 잘못 눌러 오히려 화면이 더 커지고 말았다. 그래서 난 재빨리 모니터 화면을 온몸으로 막으며 떨리는 목소리로"어…어. 어? 선배 왜그래"라고 하자, 내게 달려온 탄야선배 "헉헉… 류야, 큰일났어… 어떤 여자가… 헉헉 어떤 여…, 어? 잠깐만! 류! 모니터에서 비켜봐"라고 말했다. 떨리는 순간이었다. "왜… 모니터는 왜?"라고 떨면서 말하자 탄야선배는 숨을 몰아쉰 뒤 나를 노려보면서 "류, 좋은 말할 때 비켜∼"라고 했다. 

     

    이럴 때 독자 여러분은 어떡해야 될 것 같아요? 그렇죠? 바로 도망이지요. 뭐…. 저는 그날 탄야선배의 마수(?)에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도망쳐봤자 제가 도망치면 어디로 가겠어요. 결국 그 날 전 탄야선배한테 잡혀서… 흐흑. 나머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저희 네트 파워의 팀원들은 그날을 '간악한 류의 종말'이라고 부르지요. 여러분도 선배 골탕 먹일 때 조심하세요. 안그러면 주금(죽음)입니다.

     

     

     

    지는해… 뜨는 해?

     

    얼마전에 한참 잘 나가던 NPZ길드에 엄청난 일이 생겨버렸다. 바로 NPZ길드원들이 개인사정으로 인해 모두 울온을 그만두게 된 것이다. 

     

    가장 연장자이신 돌칼형님은 "한번 잘 살아볼랩니다"라며 직장일에 열중하시겠다며 떠났고 담덕이는 이번에 취직이 되어 "류형, 나 이제 돈벌어야 돼"라며 나의 곁을 떠났다. 더군다나 트리온은 "류형, 담덕형 없는 세상에 살고싶지않아요"라며 무참하게도 날 버렸던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공간이마저 "류형, 나 내년에는 고3이야. 나 공부해야 돼"라며 나에게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킹형님과 싱뿐이었다. 아직도 나에게 난관이 남아있었다. 킹형님마저 해킹을 당해 게임을 제대로 못하시게 된 것. 청천벽력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난 고심을 했다. '과연 이대로 NPZ길드는 사라지고 마는가?'라고 생각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런데 싱이 나에게 엄청난 제안을 해왔다. "류형, 이러다 우리길드 사라지겠다. 어떡해할꺼야?"라고 싱이 묻자 나는 "글세… 나도 잘 모르겠다. 네 생각은 어때"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싱이 "류형, 우리 형제 길드 만들어서 길드원을 뽑자"라고 말했다. "길드를 또 만들어? 뭐하게?"라고 했더니 내 귀에 대고 "형, 형, 우리 앵벌이 길드를 만드는 거야. 형이 못다 이룬 꿈. 앵벌이 길드말이야. 애들 모아서 앵벌이시키는 거쥐. 카하하하!!"라고 음흉한(?) 속셈을 말했다. 

     

    앵벌이 길드라… 그렇지 않아도 요새 길드 자금이 떨어지고 있어 고민중이었는데 잘 된 일이었다. 난 쾌히 승낙을 하고 길드원을 모집했다(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간악해 --).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앤션스님, 히어로님, 싱의 오른팔이라고 자청하는 슁님 등이었다. 이들은 처음에 들어올때는 나의 간악함(?)을 몰라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지만 조금씩 나의 실체를 알고나서부터는 속았다느니, 이럴줄은 몰랐다느니 허탈한 심정을 말했다. 

     

    흐흐흐… 그러나 이미 때는 늦은 후, 우리 길드에 들어온 이상 그걸로 끝이었다. 들어올때는 쉽게 들어올 수 있었지만 나갈때는 쉽게 나갈 수가 없다는 NPZ 불변의 법칙을 말이다. 우헤헤헤… 여하튼 나는 다시 이들과 함께 울온의 세계를 탐험할 예정이다.